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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실/참고자료

뫼비우스 리뷰 - 김기덕의 영화를 즐기기엔 한국관객은 수준미달




프랑스 고등학교 졸업문제를 본 적이 있는가?

총 6장에 걸친 인간, 인문학, 예술, 과학, 정치와 권리, 윤리 에 관한 주관식 질문을 하고 있다.

50여개의 질문 한 두개만 슥 봐도 수준을 알만 하다.



1장 인간

지금의 나는 내 과거의 총합인가?


2장 인문학

철학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가?


3장 예술

예술작품은 반드시 아름다운가?


4장 과학

계산, 그것은 사유한다는 것을 말하는 것인가?

 

5장 정치와 권리

국가는 개인의 적인가?

 

6장 윤리

도덕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반드시 자신의 욕망과 싸운다는 것을 의미하는가?




많은 질문들 중 각 장에서 하나씩만 꺼내본 것이다.

그래서 프랑스의 우월한 교육을 우리나라의 것에 비교하고 싶냐고?

아니다.


내가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객관식에 길들여져 주어진 답에만 동그라미를 쳐야하는 우리 한국 교육에 길들여진 관객에게

김기덕은 답안 외에 존재한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스스로 브랜드와 트랜드의 노예가 되어 아들은 대기업의 돈 버는 기계로

딸은 돈 잘 버는 사위 집안을 위한 상품으로 타락시키고 있는 한국의 세태를 꼬집고 싶다.


대기업 직원이 되거나 경제적인 안정만을 성공으로 규정하는 사회가 만든 교육 시스템.

우리는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거세당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해도 대학을 졸업해도 직장을 다녀도 한 가정의 부모가 되어서도 여전히 철학은 부제한다.


뭐? 나름의 철학이 있다고?

악행을 저지르지 말자.

남에게 피해를 주지 말자.

어디 보자, 모두가 남들의 눈을 의식한 가식적인 철학 아닌가?

철학을 공부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스스로 생각할 힘은 가져야 하지 않나


남들이 그러더라.

남자는 강하고 눈물을 흘려선 안돼.

남들이 그러더라.

여자는 자고로 조신하고 얌전해야해.

남들이 그러더라.

결국 세상은 돈이더라.


누군지도 규정할 수 없는 남들의 생각에 휘둘리는 자신을 돌아본 적은 없는가?

김기덕 감독의 영화가 세계에서 호평 받는 이유는 철학을 건드리기 때문이다.

너의 철학으로 내가 던지는 영화적 사건을 해석해봐라.

김기덕 감독은 철학적 사유의 유희를 제공하는 몇 안되는 한국 감독이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들은 항상 파격적인 사고를 보여준다.

매춘, 근친상간, 자학 등 단편적으로는 변태적이라고 보일 정도로

사회에서 꺼리는 이야기를 묘사하고 있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가 이상하다고?

그는 우리의 사회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거리의 잘 난 이성을 보면 또 머릿 속으로 가져와 온갖 상상의 나래를 펼치지 않나?

실제로 여자들의 경우 형제나 친척과 첫경험을 한 경우가 30%가 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나라 이야기다.

남자들의 경우 온갖 종류의 야동을 컴퓨터에 수집하고는 그 폴더를 티 나지 않는 이름으로 덮어두고 있다.

성적욕망에 대한 부정적 도덕의 족쇄가 정신을 압박하는 우리 사회에서

성은 음성적으로 자랄 수 밖에 없었다.

구성애씨가 그렇게 목이 터저라 성에 대한 강연을 하는 것도 우리나라 성의 해방을 위해서다.

마찬가지로 김기덕 감독이 항상 욕을 먹으면서도 꿋꿋이 자신의 영화를 개봉하는 것은 우리나라 철학의 해방을 위해서다.

이 한 토막 글로 사유의 의지가 생기리라 욕심하진 않는다.

하지만 적어도 무엇인가 접할 때 선입견을 버리고 타인의 시선을 버리고 자신만의 시선으로 바라보길 바랄 뿐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한국에서도 김기덕 감독의 작품이 인정받는 날이 오기를 희망한다.

그것이 김기덕 감독의 생전이던 생후던 그때가 우리나라는 비로소 제대로 된 시작점에 서게 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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