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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실/참고자료

[단편] 런치데이트(The Lunch Date, 1989)


칸 영화제, 아카데미 단편 부분 최우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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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http://movie.naver.com/movie/bi/mi/reviewread.nhn?code=46089&nid=3157193

단순하면서도 강렬하다. 화면과 12분의 상영시간을 꽉 채우는 연출로 인해 주제는 관객에게 강요되며 그들에게 전해진다. 또 그 강요는 적절하게 우리를 설득 시키는데 성공한다. ‘겉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말라’는 주제를 위해 영화가 끝날 때까지 지속적으로 흑인 노숙자들을 비쳐주며 관객들에게 무슨 이야기를 할 것인지를 슬쩍 문장으로 치면 주어 정도를 알려준다. 어찌 보면 반전이 예상가는 결말이지만 그것 또한 우리에게 아이러니를 준다. 이 영화는 많은 아이러니와 주제의식으로 가득 차있다. 열차를 놓치고 다시 다른 열차가 올 때 동안 시간동안 이 영화는 우리에게 하나의 가르침을 준다. 짧은 플롯의 시간 내에 서브플롯 없이 하나의 이야기를 잘 가꾸어 연출한 점은 단편 영화를 연출하는 필자에게 영감을 주었다.

배우들의 연기도 능청스러우면서 과장되지 않는 것이 무난하며 사소한 동작들로 무의식적으로 캐릭터를 반복적으로 각인 시킨다. 그것은 또 결말로 보이게 될 주제를 강력하게 만들어준다. 고전풍의 색깔을 담으려 했는지 흑백에다 4대3 화면비율을 선택했다. 컨셉이라면 모르겠지만 ‘흑백으로 표현해야만 했을까?’라는 의문이 생겼다. 왜냐면 그럴만한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4대3 화면 비율 안에 보이는 꽉 채운 미장센들은 일품이었다. 물론 갑갑하다는 소리가 아니다. 전체적으로 구도적으로 좋았지만 결말부분 가방을 찾으러 다시 가게로 돌아왔지만 흑인 노숙자가 가져가벼렸다고 낙담하며 주위를 맴돌 때 카메라의 무빙으로 보여지는 아이러니는 감독이 4대3을 왜 선택했는가를 떠오르게 한다.

또한 대사들은 미장센(특히 배우의 연기, 상황, 카메라의 움직임 등)으로 대신하여 깔끔한 영화를 만들었다. 무성영화로 만들었어도 좋았을 것이라는 비평을 본적이 있는데 만약 그랬다면 이감독이 얼마나 더 짜임새 있는 연출을 보여줬을까 상상이 간다.